지난 몇 개월 간의 치료 + 상근직 전환 + 규칙적 운동 덕분인지

요즘 잠은 잘 자는 편이라

알프라졸람은 안 먹었다가 반 알 먹었다가 1알 먹었다가 했는데,

안 먹은 날은 중간에 몇 번 깨거나 조금 일찍 깨기는 했다.

브린텔릭스 때문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음.

 

웰정 복용시 30분~ 1시간 쯤 후부터 어지러움과 두근거림, 시선보다 시야가 늦게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있다.

시선이 부드럽고 빠르게 이동한다면(실제로는 아닐 수도)

시야는 .... 뭐라고 해야 하지? 아무튼 매끄럽지 않게 반 박자쯤 늦게 따라오는 것 같음.

약 복용과 카페인 섭취 시간이 가까우면

심장 두근거림, 어지러움, 시야가 픽셀로 나누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심해져서

카페인 섭취량을 많이 줄였다.

아 그리고 좀 이상한 말이지만

코끝? 코? 에서 이상한 냄새가 느껴지는 날이 2-3일 정도 있었다.

 

몸의 무거움 등의 신체 피로도는 많이 줄었으나

이는 2-3주일 전부터 트위터, 인스타 등등을 줄이고 수면시간을 늘렸기 때문일 수도 있음.

 

어제는 브린텔릭스를 먹고 누웠는데 팔피테이션이 좀 있었다. 그러나 곧 잠들었음.

흠. 내가 환자인지 아닌지 모르겠다.

조울증도 우울증도 불안장애도 아무 것도 아닌데 약을 먹어서 이상한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? 부작용만 생기면 어떡하지?

머리가 더 잘 돌아갈 줄 알았는데

오히려 집중은 더 잘 안 되는 것 같기도 하다.

이전에는 정신은 혼미해도 정보가 들어가긴 했는데

지금은 정신은 또렷한데 뇌가 정보를 살짝 튕겨내는 느낌? 암기가 잘 안 되는 것 같음.

아닌가. 아 모르겠다.

 

예전처럼 은은한 자살사고가 매일 깔려있는 것도 아니고

요즘은 대부분의 시간에 그래도 괜찮은 컨디션으로 지낸다. 

가끔 숨이 잘 안 쉬어지는 날이 있지만

이유를 모른다고 해서 모든 것을 정신적 문제로 환원해서는 안 된다.

 

자살 사고 어택 + 자해는 단 2번 뿐이었고

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것도 예전과는 달리 뭔가 이벤트가 있는, 이유가 있는 자살사고였던 것 같은데

이렇게 병증을 호소하는 게 좀 이상한 것 같다.

내가 정말 죽고 싶었던 건지도 사실 잘 모르겠는 느낌

그 때는 자살사고를 멈추기 위해선 그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

그게 정말 내 진심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.

죽지 않기 때문에 자살사고라고 말하기도 애매하다.

유사-자살사고라고 부르면 좋을 듯.

 

암튼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

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유사-자살사고가 멈춰지지 않았고

장면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해를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나름의 판단을 내렸던 것인데

그게 보편적인 방법이 아닌 것은 알고 있지만

병적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는 것.

 

그냥 누구나 가지고 있는 힘듦을

진단명에 기대어 약으로 해결하고 싶은 건 아닌지.

그냥 환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닌지.

병의 세계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건 아닌지.

이미 다 나았는데,

그냥 다시 환자가 되고 싶은 건 아닌지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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